트라우마의 서막
초등학교 학창시절 못도 모르고 맛있는거 사준다는 엄마한테 이끌려서 난생처음 동네 인근 국민은행 2층에 있는 치과에 갔던 기억이 납니다. 그때 충치로 갔었는데 치과 의사선생님의 안 아프다는 낚시에 제대로 속아 엄청 울면서 치료를 받았던 아픈 추억이 아직까지 생생이 떠오릅니다. ㅋ 그때의 트라우마 때문일까요. 그 후로 전혀 치과 근처도 가지 않았던 저에게 시련의 시간이 다가왔습니다. 역시 통증의 기미가 보일 때 가는 거였는데 엄청난 후회가 밀려왔지만 이미 늦은 상태였죠. 왼쪽 끝에서 2번째의 어금니 신경이 썩어 치아 파절이 왔습니다. 하지만 저는 이런 상황에서도 꿋꿋히 굴하지 않고 참고 견디어 냈습니다.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나게 되있다.
그러다 약 6년의 시간이 흐르고 어느날 엄청난 통증이 밀려오기 시작했습니다. 잇몸이 붇거나 하지 않았지만 찌릿찌릿하고 참을 수 없는 고통에 난생처음으로 진통제를 1회 복용량의 2배를 한꺼번에 입에다 쑤셔 넣어 버렸습니다. 이리저리 검색을 해서 치통 완화법을 찾아 소금물로 헹구기, 아픈쪽 귀 밑 지압, 차가운 물 머금고 있기 등 다양한 수단을 적용해봤지만 잠깐뿐이지 근본적인 해결책은 되지 못 했습니다. 그러다 결심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래 가자 이 아픔보다 더 하겠느냐 엄청난 용기를 내어 수소문 끝에 집 근처 치과로 향합니다. 약간 허름한 외관에 오랜 역사가 돋보이는 듯한 다소 오래된 건물에 위치한 애엄마가 단 댓글을 보고 간 치과문을 당당히 열고 들어갔습니다.
라운드 1 파이트
보니까 최소5년 이상은 된 듯한데 이정도 한 곳에서 오래 장사를 하는 것보면 어느 정도 인정을 받은 곳이라고 여기고 갔습니다. 간단한 등록 후 바로 선생님 진찰, 엑스레이 촬영, 신경치료 결정 일사천리로 진행이 됩니다. 우선 마취 3방과 더불어 스켈링부터 스타트를 끈었습니다. 주사는 아주 미세한 따끔거리으로 팔에다 맞는 예방주사보다 훨씬 덜 아프더이다. 오히려 스켈링이 더 아프더군요. 이렇게 치석제거가 마무리되고 본게임으로 넘어 갔죠. 심호흡을 하고 들어오기를 기다리는데 어느세 윙하는 소리와 함께 쑥 들어오더니 듣기 거북한 사운드가 들려옵니다. 그러다 참을 수 없는 고통에 저도 모르게 고개를 약간 돌려 피하였더니 의사선생님이 마취 주사 2방을 더 안겨주더니 기다리십니다. 5분 후인가 치료는 이어졌고 추가 마취가 무색할 정도의 찰라의 고통을 참고 모든 치료가 끝이 났습니다. 스켈링을 제외한 치료시간은 15분 정도 걸린거 같은데 역시 무서운 곳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ㅋㅋ
화장실 들어갔다 나오는 기분으로 주의사항과 앞으로의 치료 계획을 상담하고 가벼운 마음으로 병원 문들 나섰답니다.비용은 총 2만원 후반이 나왔어요. 주말이 껴있어 5일 후인 다음주 수요일에 또 내방하는 군요. 총3~5번 받게되는데 다음에 치료 후 또 올리겠습니다. 참고로 전 크라운(어금니 전체를 씌우는 것) 1개, 레진(충치를 제거하고 붙이는 치아색과 유사한 도포재료) 하나를 받을 생각입니다. 여러분은 기미가 보이면 앞뒤따지지 말고 고고씽하세요. 저처럼 미련한 짓 하지 마시고